사랑하는 성도님들께 – 추수감사절(2015)

사랑하는 노스필드장로교회 성도님들께 문안드립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놀라우신 사랑과 성령님의 감동하심이 온 성도님들 온 가족위에 넘쳐나기를 소원합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평소 글을 쓰는 일에 자신 없기 때문에, 또 늘 마음을 전하는 일엔 글보단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여 만나는 것이 좋다는 핑계 때문에, 편지를 쓰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교회의 전통을 따라 이렇게 처음으로 성도님들께 편지를 쓰게 됩니다.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바라기는 어설픈 글 솜씨가 탄로나다 하더라도 조금이나마 마음이 나눠지는 글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처음은 서툴더라도 자주 쓰면서 익숙해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익숙해지더라도형식적인 관례가 되지 않고 계속 마음을 나누는 좋은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교회에서 보낸 지난 약7개월간의 삶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놀라움은 지난2월 교회 선을 뵈러 처음 우리교회에 왔을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청년들 없이 예배하는 것이 예배를 처음 드리는 것처럼 당황스럽고 솔직히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보다 훨씬 놀라운 것은 제 안에 말할 수 없는 평안함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이건 뭐지’라며 스스로에게 되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강이 제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것을 실제로 깊이 체험하는 너무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선을 뵈러 가는 자리었는데, 많은 분들이 주무셨습니다. 설교시간에 잠을 자는 것은 전적으로 설교자의 책임이라 믿었기에, 평안은 있었지만, 감동을 전하지는 못했구나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뒤늦게 들은 사실이지만, 그 설교로 많은 성도님들의 마음을 바꾸셨고 저를 청빙하기로 하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하셨습니다. 참으로 놀랍고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전 그렇게 믿습니다.
그렇게 제게 우리교회는 놀라움의 연속이 되었습니다. 담임목회가 처음이기도 하고, 어르신들을 대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목회가 참으로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한 2주가 지났을까요? 제 안에 놀라운 일이 하나 더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하기 어려운 어르신들로만 보였던 성도님들이 “양”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일입니다. 제가 기도해 드리고, 영적으로 보살펴 드려야할 하나님께서 제게 맡기신 양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정말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어떻게 이런 마음이 그렇게 쉽게 빨리 들 수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 역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 믿습니다. 사실 제겐 트라우마가 하나 있습니다. 제 아버지가 워낙 엄격 하셨던 분이셔서 어르신들과 대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쉽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늘 두렵고 떨리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미네소타한인장로교회에선 늘 청년들 사이에 숨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끔 우연히 주일 점심 친교시간 한 테이블에 어르신들과 앉게 되면 그 시간이 제겐 그렇게 힘들고 불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교회 와서 또 하나의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르신들을 대하는 것이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심지어 편하게 느껴집니다. 하나님께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이제 심지어 청년들보다 어르신들이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놀랍도로 제 마음을 변화시키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 보다 훨씬 놀랐던 일은 일반적으로 노인이라 불릴 수 있는 연세의 분들이 전혀 노인처럼 보이지 않기 시작한 일입니다. 할렐루야. 지난 번 설교에서 저희 교회엔 노인들이 많은 것이 아니라 60대, 70대, 80대 청년들이 많습니다라고 말씀 드린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가장 엑티브하게 일하시고 계신 분들의 연세를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찬양을 하시는 분들이나, (때론 춤을 추시기도 하시구요), 매주 주방에서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나, 안내를 하시고, 헌금을 계수하시고, 교회 정리 정돈을 하시는 분들은 정말 나이와 상관없이 그저 청년들의 모습이셨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가 그 분들의 나이를 잊고 청년들 대하듯이 대하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이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교회에 주시는 특별하고 놀라운 은혜라고 전 믿습니다.
또 하나 더 놀라운 일들은 제가 즐겨 부르는 찬양이 젊은이들이 주로 부르는 찬양이어서 따라하기도 쉽지 않으시고, 불편하셨을텐데 아무도, 정말 단 한 분도 불평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정말 지긋이 드신 어르신께서(형제님) 앞부분의 찬양이 너무 좋다고, 정말 너무 좋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전 정말 하나님께서 이루어시는 기적이라고 밖에 달리 말씀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 뿐 아닙니다. 그저 좋다며 듣고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이제 몇 곡은 한 목소리로 함께 찬양을 하십니다. “물가운데 지날 때에도…” 시작하면 온 성도님들이 “침몰치 않으며… 두려워 말라 놀라지 말라” 그렇게 다 함께 찬양을 하십니다. 청년들이 주로 부르는 찬양인데도 말입니다. 그 뿐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다 외우셨는 지 눈을 감으시고 찬양을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을 손을 들고 찬양하십니다. 어느 분이 제게 그러시던데요. 저 장로님께서 눈을 감으시고, 저렇게 높이 손을 드시고 찬양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요. 할렐루야. 이 역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 전 믿습니다.
더 놀라운 일을 말씀 드릴까요? 예배 시간에 주무시는 분들이 거의 없으십니다. 할렐루야. 80여명의 성도님들 중에 17명이 주중 중보기도학교에 참석하고 계십니다. 할렐루야. 수요예배와 토요새벽예배는 20명이 넘는 분들이 참석하고 계십니다. 할렐루야. 평일 새벽기도에는 10명에 가까운 분들이 참석하고 계시고, 교회를 잠시 떠나셨던 분들이 돌아오셨습니다. 할렐루야 6분의 새가족이 등록하셨고 또 새로운 분들이 등록할 예정에 있습니다. 할렐루야. 이 모든 일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축은 또 어떻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하나님일 이루시는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년 이 맘 때엔 Nothing이라고 할 수 있는 교회에 wheeling village 를 통해 50만불을 얻게 되었고, 지금 이 건물을 사게 되었고, 그 가치는 200만불이 넘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교회에 일어난 일들은 론을 진행하고 있는 은행에서도 믿지 못할 정도였나 봅니다. ‘돈이 어디서 나서 이런 일을 진행하고 있냐고’ 의심의 의심을 더하였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론 프로세스가 그렇게 길어진 이유가 바로 이렇게 의심스러운 일(우리에겐 하나님이 하신 기적) 너무 많아서 이 의심을 다 해소하는 질문에 계속 쏟아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할렐루야. 교회건물로 용도를 변경하는 일, 한 쪽은 여전히 공사중인데도 예배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일, 부족한 주차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신 일, 론이 아직 케쉬화되지 않았는데도 공사가 80% 이상 진행된 일, 예배처소를 부득이하게 2번이나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님들의 숫자가 오히려 늘어난 일, 이사할 때에 미네소타에서 천사같은 청년들을 보내주셔서 일하게 하신 일, 지금 이곳 예배처소에 첫 예배할 때에 선교팀들을 보내주셔서 많은 성도님들과 함께 축제와 같이 예배하게 하신 일, 이 모든 일들이 어떻게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아니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일하심에 그저 놀라며, 놀라며 또 놀랄 따름입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시카고에 오면서 제일 큰 걱정은 아이들이었습니다. 거의 평생을 미네소타에서 지내온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모든 친구들이 미네소타에 있습니다. 정든 친구들을 두고 오면 당연히 힘들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우리교회엔 주일학교가 학생이 많지 않아서 우리 아이들이 교회에 적응을 할 수 있을까? 신앙교육은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놀라운 일하심 앞에 기우일 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Christian Heritage Academy로 아이들을 인도하셔서 학교간 첫날부터 학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금새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고 기뻐하였습니다. 급기야 큰 딸 아이에게서 “My life is perfect”라는 고백의 찬양이 흘러나왔습니다. 게다가 매주 금요일에 있는 아이들 discipleship을 통해서 막내가 하나님 앞에 진정으로 회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그날을 우리 집에 있었던 작은 부흥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조금도 실수하지 않으셨습니다. 조금도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우리의 모든 걱정을 단순한 기우로 만들어 버리셨습니다. 지금 노스필드장로교회에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계십니다. 그것을 도무지 의심할 수 없습니다. 그저 저는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교회에 저를 불러 주신 하나님과 여러 성도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일하심 앞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소원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우리를 통해서 일하여 주실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기도와 간구를 올려 드릴 뿐입니다.
참으로 어리고, 어리석고, 실수가 많은 저를 때론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때론 형님 누님처럼 따뜻하게 받아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과 성도님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목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계속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너무 부족한 사람입니다. 한 순간도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아무일도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늘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임재를 흘려보낼 수 있도록, 짜내어 말하지 않고 흘러 넘쳐 은혜로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도 매일 교회와 성도님들과 속한 모든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성도님들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강선우목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