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성도님들께 – 크리스마스(2015)

Merry Christmas ~!

사랑하는 성도님께 두번째 편지를 보냅니다. 단순한 절기편지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전해지기는 편지가 되길 바라며 몇 자 적어 봅니다.

어릴적엔 크리스마스는 그저 가장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것들을 많은 분들께 보여주는 날이어서 좋았고, 좋아하는 형들, 누나들이랑 새벽송 돌며 공식적으로 밤을 세우며 놀 수 있는 날이었고, 새벽송 이후엔 새벽송을 돌며 얻었던 과자를 풀어 놓고 밤새 게임을 하며 놀 수 있었던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청년의 때엔 크리스마스는 그저 가장 바쁜 날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많지 않았던 작은 교회를 섬기던 제게 1인 다역은 당연한 일이였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일에서부터 교회 종탑에 올라가 전등을 다는 일, 주일학교 아이들의 노래와 율동을 돕고, 중고등부의 연극을 도우며, 성가대 대원으로서 칸타타를 준비하고, 청년들만에 무언극을 준비하고 하루 24시간이 짧았던 시절들이었습니다.

제겐 크리스마스란 즐겁기도 하지만, 가장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사역을 시작한 후로 크리스마스는 거의 전쟁과 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잃어버린 크리스마스를 찾아서”라는 운동을 청소년들과 함께 버렸기 때문입니다. 아시겠지만, 크리스마스는 365일 중에 술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날이고, 호텔 부킹이 가장 많은 날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가장 거룩한 날을 가장 음란한 날로 바꾸어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잃어버린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는 운동을 벌였었습니다. 지역교회들을 위해선 낮은울타리와 함께 교사세미나를 하였고, 지역 사회를 위해선 천안시 기독교 협의회와 함께 장애우 초청잔치 예배를 드렸고, 거리에선 천안 내에 기독교 대학과 연합하여 거리 찬양 콘서트를 하였고, 천안시 기독교연합회 청소년들과 플레시 몹이라는 형태로 함께 모여서 “크리스마스의 주인은 예수님입니다” 외치며 온 천안시내를 뛰어다녔습니다.

그렇게 했던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온 세상에 예수님의 나심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아시겠지만, 12월 25일은 예수님이 나신 날이 아닙니다. 성경에 예수님께서 나신 날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니, 예수님께서 나신 정확한 날자는 알 수 없습니다. 12월 25일은 당시 로마에서 태양의 탄생을 기리던 태양제였습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그 날을 태양보다 더 빛나는 예수님의 나신 날로 정하고 그 날을 성탄절로 지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혹자들은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이방신들을 섬겼던 이교적 관습을 수용한 예라며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퇴색시키려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온 세계가 12월 25일 크리스마스로 대단한 축제일로 즐기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요 섭리라고요. 왜냐하면 그날 만큼은 예수님에 대해서 마음껏 얘기해도 되는 날이니까요. 세계가 공인한 복음을 전해되 되는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아왔던 크리스마스는 교회안에서만의 축제였습니다. 교인들만의 축제… 아이들이 준비한 재롱잔치를 보며 기쁨을 나누는 날처럼 보였습니다.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교회안에만 스스로 갇혀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교회가 교회 안에만 갇혀 있는 동안 세상은 크리스마스의 주인을 산타로 둔갑시켜 놓았고, 급기아 섹시 산타가 등장하며 음란함을 조장하는 날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하든 크리스마스를 온 교회가 연합하여 세상을 향해 제대로 복음을 전하는 날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청년의 시기를 보냈었는데…

지금 미국에선 Merry Christmas라고 부르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Happy Holiday로 대신하며 예수님의 나심에 대해선 이제 말하지 말라고 하는 시대에 살게되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마저도 크리스마스에 불을 밝히며 축제로 지내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말인지도 모릅니다. 복음을 전하라고 공식적인 축제의 날로 주셨는데, 우리가 그 날을 복음을 전하는 날로 사용하지 않았다면 하나님께선 더 이상 그 날을 공식적인 축제의 날로 주시지 않으시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그래서 마음이 조금 무겁습니다. 청년 사역자의 그 뜨거운 열정은 어디가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예수님 나신 날에 예수님을 가장 기쁘게 해드려야 하는데 난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날이어야 하는데, 교회 안에서가 아닌 밖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나?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마음이 무겁습니다.

마음이 무거운 상태에서 편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편지를 쓰는 동안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나신 날, 그 날 세상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때도 화려한 장식도, 축하행렬도, 멋있는 무대도 연극도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나신 날, 첫 번째 크리스마스는 너무도 조용하고 고요했다는 것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곳엔 예수님이 계셨고, 예수님을 알아본 몇 몇 목동들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날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는 결코 초라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예수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크리스마스는 그저 예수님과 함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어쩌면 우리가 선물을 준비하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준비하신 최고의 선물을 누리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최고의 선물, 예수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것이면 충분한 것이겠죠? 그래서 다시 제가 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오늘 부터 금식이라도 하며 하나님 앞에 몸부림치며 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하나님 이번 크리스마스엔 예수님을 온몸으로 느끼는 최고의 크리스마스가 되게 하옵소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사랑하는 성도님들께 지금도 살아계시며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시는 크리스마스가 되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Merry Christmas !

노스필드 장로교회 강선우 목사 올림